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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적 공감

일러스트스토리 (2021-10-15 16:24:56, Hit : 858, Vote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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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20(수) ▶ 2021. 10. 26(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4-1(관훈동) | T.02-722-9969

http://insaartplaza-gallery.com

동시대적 공감: "불확실한 좌표로부터"

이미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를 통해 겪었던 세계의 불확실함은 한층 더 두터워졌다. 현시대라는 의미를 담은 현대라는 좌표는 매순간 이미 과거로 물러난다. 보다 정확하게 우리가 사는 지금의 시대를 말하기 위해 미술의 장에서는 동시대라는 말을 사용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동시대는 사람들이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시간이다. 동시대라는 말 속에는 동시대인들 사이의 동류의식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늘 공범의식 같은 것이 묻어 있다. 이 공범의식의 성격에 따라 동시대에 대한 시선과 그에 따른 전망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2020년 초반부터 우리가 겪고 있는 동시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정의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인류가 가진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기반한 삶에 대한 확신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 전대미문의 역병 때문이다. 전 지구적 팬데믹은 그동안 인류가 꿈꾸어 오던 삶의 방식을 뿌리채 흔들어 놓음으로써 삶에 대한 불확실성을 재확인시키고 인류에게 근본적인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싹튼다. 그 씨앗은 이미 인류가 오만한 삶을 통해 곳곳에 뿌려 놓은 것이다. 모든 인류는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공범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인류가 누려온 발전적 환상에 대한 반성적 자각이 따라야 할 것이며, 미술을 포함한 문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무엇보다도 예민한 센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 세기 전의 미술가들로 하여금 다다를 통해 모든 것을 부정하도록 했던 것은 1차세계대전이라는 재앙을 초래한 인류 문명에 대한 뼈아픈 자각이었다. 그 이후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궁 속에 다시금 우리는 서있다. 그렇다면 미술은 새삼 무엇을 감지해내야 할까? 그것은 사태를 왜곡하는 장밋빛 환상보다는 동시대의 불확실한 좌표에 대한 자성적 전망이다.

여기 7인의 작가들은 그 동안 자기만의 방식으로 동시대를 바라보고 각자 고유의 시선으로 작업을 펼쳐왔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시각을 지켜온 작가들의 시선은 동시대의 좌표를 가늠하는 7개의 서로 다른 눈이 될 것이다.

기획의 글: 서길헌 (조형예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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